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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열대야 온다"… 불면증 극복을 위한 5가지 습관
여름철 짧아진 밤과 열대야, 높은 습도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되고 면역력이 약해지며, 집중력 저하와 감정 기복까지 겹쳐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면증 환자가 늘어나면 사회적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미국에서는 수면장애로 인한 진료비, 약제비, 생산성 저하 등의 사회적 손실 비용이 연간 약 949억 달러(한화 약 12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수면은 개인의 컨디션을 넘어 건강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신경과학자이자 『우리는 왜 잠을 자는가(why we sleep)』의 저자인 매튜 워커(matthew walker) 박사는 "수면은 약물이 아니라 생활습관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다섯 가지 수면 습관을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세계적인 수면 전문가가 제안하는 불면증 극복 습관
1. 침대를 수면 전용 공간으로 만들기
잠을 자는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습관이다. 워커 박사는 "침대를 워크스테이션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라며, "잠자는 곳은 오직 수면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자극 통제(stimulus control)'라는 수면 행동치료 개념으로, 침대에서 tv, 스마트폰, 노트북을 사용하면 뇌는 침대를 각성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에 침대를 다시 휴식의 공간으로 재인식시키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폰 화면에서 방출되는 청색광은 자연스러운 수면-각성 주기를 방해해 더 잠들기 어렵게 만들고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해 수면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 주말에도 기상 시간 지키기
주중에 늦게 자고 주말에 늦잠을 자는 패턴은 생체시계를 교란시킨다. 워커 박사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일관적인 수면 리듬이 잠에 빨리 들고, 일어날 때도 더 상쾌하게 잠에서 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일과 주말 모두 동일한 기상·취침 시간을 유지해야 몸이 언제 긴장을 풀고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3. 오후에 카페인 피하기
카페인은 섭취 후 최대 10시간까지 체내에 잔류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점심 이후에는 커피뿐만 아니라 홍차, 초콜릿, 에너지 음료도 피하는 것이 좋다. 2023년 '수면 의학 리뷰(sleep medicine review)'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가 총 수면 시간을 45분 감소시키고 수면 효율을 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커 박사는 수면 시간 단축 상태가 지속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거의 모든 만성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카페인 섭취를 일찍 중단할수록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량의 술이 졸음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진정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잠들기 전 규칙적인 음주는 수면을 단편화하고 깊은 수면을 방해해 장기적으로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4. 취침 전 '휴식 루틴' 만들기
워커 박사는 몸이 쉴 시간이라는 신호를 알아듣도록 잠들기 전 마지막 1시간 동안 차분한 분위기에서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기기 없이 편안한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마음챙김 명상이나 점진적 근육이완 같은 기법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저녁에 조명을 어둡게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는 잠들기 1시간 전에 알람을 설정해서 2주 동안 조명을 반으로 줄여 이 조명 기법을 체험해 보라고 권하며, "가능하면 저녁에는 더 어두운 조명이나 낮은 와트의 전구를 사용해 보라"라고 조언했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선 명상, 근육 이완 등의 이완 기법을 통해 뇌를 수면 모드로 전환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저녁 조명을 어둡게 조절하면 수면 유도 호르몬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5. 하루 7~9시간,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하기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앞선 노력들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워커 박사는 "7~9시간의 충분한 수면이 뇌 건강, 감정 조절, 면역 기능에 최적의 효과를 낸다"고 강조한다. 반대로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은 심혈관 질환, 대사 기능 장애,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높이며,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면역력을 낮춰 조기 사망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세계적인 수면전문가인 매튜 워커 박사는 영국 '데일리메일(dailymail)'에서 수면을 재설정하는 방법으로 위의 5가지 습관을 제안했다.
"잠에 대한 집착이 수면의 질 떨어뜨려".. 불면증 대하는 마음가짐도 중요
국내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충분한 수면 시간과 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경과 전문의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은 하이닥의 최근 기사에서 숙면을 위해 조용하고 안락한 잠자리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취침 전 카페인이나 알코올, 니코틴을 피하고, 명상과 이완요법으로 몸과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원장은 "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일시적인 불면증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