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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설사, 혹시 크론병일까? [1분 Q&A]
q. 최근 몇 주간 설사가 지속되고 있어서 걱정이 많습니다. 특별히 복통이 심한 건 아닌데,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혹시 크론병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같은 질환이 아닐까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크론병은 장 전체에 궤양이 생길 수 있고, 초기에는 단순한 설사로 시작되기도 한다고 해서 더 걱정이 되네요. 혹시 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야 하나요? 의사 선생님이 검사를 권유하셔서 더 걱정이 됩니다. 크론병은 어떤 병인지, 검사로 확실히 알 수 있는 건지, 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은지도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내과 전문의 서종필(365늘속편한내과의원)입니다. 크론병이 의심되어 걱정하고 계신 듯합니다.
먼저, 증상이 지속된다면 위·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크론병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론병은 식도, 위, 소장, 대장 등 소화관 전체에 걸쳐 만성적인 궤양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유전적 요인이 일부 작용할 수 있으며, 류마티스 질환 등과 동반되기도 합니다. 완치가 어렵고, 복통, 설사, 혈변, 장폐색, 장천공 등 다양한 증상이 반복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대장암의 위험도가 커질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되어 국가로부터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병이기도 합니다.
전문의가 검사를 권유했다면, 실제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확실히 배제하기 위한 차원의 접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무 걱정하기보다는, '아닐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검사라고 생각하시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실 겁니다.
제 경험상, 만성 설사로 병원을 찾는 분들 가운데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으로 최종 진단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설사를 유발하는 질환은 생각보다 다양한데, 과민성대장증후군처럼 기능적인 질환부터,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지방변, 또는 드물게는 장에 생기는 다른 기질적 문제까지 그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특히 크론병 환자라고 해도 꼭 복통이 동반되는 건 아니며, 설사만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단순 설사 증상만으로 크론병을 바로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위·대장내시경을 통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크론병은 위에서부터 대장까지 어디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대장을 동시에 살펴보는 검사가 권장됩니다.
만성 설사나 혈변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으로는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병, 감염성 장염, 약물에 의한 장염 등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복부 ct 같은 영상 검사도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면, 검사 결과 기질적인 이상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혹시 모를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확진이 두려워 검사를 피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키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오랫동안 불편을 겪기보다, 정확한 진료를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증상만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증상이 지속되고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전문적인 진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까운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시고, 필요한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